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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일 칼럼
  > 김명호
  > 오만규
  >> 불굴의 삶을 이끄는 생명력의 원천
  >> 왜, 일곱째 날일까?
  >> 제칠일 안식일, 일보다 더 소중한 가치의 날
  >> 인류 최초의 성소, 안식일
  >> 시간의 성소, 공유와 상생의 천국
  >> 안식일과 십계명의 관계
  >> 안식일 계명과 노동
  >> 주말 휴일과 성일의 기원으로서 제칠일 안식일
  >> 안식일 계명과 생명의 연대 의식
  >> 안식일, 언약의 기념일
  >> 안식일의 언약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해당되는가?
  >> 안식일과 자유와 ‘오늘’
  >> “안식일을 지키고… 성소를 공경하라”(레위기 19장 30절)
  >> “네 부모를 경외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레위기 19장 3절)
  >> “안식일을 준수하고 부모를 공경하고 가정을 거룩하게 하라”
  >> “안식일을 준수하여 우상 숭배를 배척하라”
  >> 예수님과 안식일 ①
  >> 예수님과 안식일 ②
  >> 예수님과 안식일 ③
  >> 예수님은 안식일을 폐했거나 다른 날로 변경하셨는가?
  >> 예수님의 구원은 안식일을 무력화시켰는가? 회복시켰는가?
  >>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안식일에 대해 어떤 모범을 남겼는가?
  >> 신약 성경에서 일요일이 주일로 기념된 일이 있는가?
  >> 안식일에서 일요일로
  칼럼  >  오만규  >  불굴의 삶을 이끄는 생명력의 원천
 

 

 9·11 희생자 추모 공원과 ‘불굴’의 상징성
 지난해 9월 11일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비행기 테러에 의해 붕괴되고 2,983명의 생명이 무참히 희생된 지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서 있었던 자리에 3,000여 명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 공원이 건설되고 있었는데 이날에 즈음하여 봉헌되었으며 그다음 날 9월 12일부터 일반에 공개되었다. 6에이커 면적에 건설된 추모 공원에는 박물관과 기념관 그리고 두 개의 추모 연못이 들어섰는데 각각 1에이커 넓이의 추모 연못을 둘러싼 난간에는 9·11 테러에 희생된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록한 동판이 깔려 있다. 그리고 기념 공원의 둘레에는 10년 전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현장에서 살려 낸 ‘참나무’ 400그루를 옮겨 심어 불굴의 생명력을 나타내려 하였다. 추모 공원에 인접한 또 다른 6에이커의 부지에는 금년 상반기에 완성되는 4동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새로 건설 중인데 그중 한 건물은 미국이 독립했던 1776년을 상징하여 1,776피트 높이의 104층으로 세워지고 있다. 이 건물의 정문에는 ‘절대로 잊지 말자(Never Forget)’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지난 9월 12일에 9·11 추모 공원을 방문했던 외국의 한 언론인은 9·11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이 기념물의 상징성을 한마디로 ‘불굴’이라고 요약했다.
 ‘불굴’의 삶! 얼마나 영혼을 고무시키는 말인가? 불굴의 주체가 어느 민족, 어느 신앙 공동체, 또는 어느 개인이 되었건 간에 우리는 그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생명체가 불굴의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정신적 요인들이 작용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유대 민족을 불굴의 역사로 이끈 안식일
 세계 역사상 불굴의 역사를 일구어 낸 역사 공동체로 특별히 주목해야 할 민족으로 어떤 민족들을 지목할 수 있을까? 만약 어떤 민족이 나라를 잃고 자기 본토에서 쫓겨나 세계 도처로 뿔뿔이 흩어져 살기 시작한 지 2,00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이 민족을 불굴의 민족으로 지목하는 데에 다른 의견이 있을까? 더군다나 이 유랑의 민족이 다른 민족들의 모진 박해 속에도 꿋꿋히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드디어는 2,000여 년 전에 쫓겨난 그 본향으로 돌아와 그 땅에 자신들의 민족 국가를 세우고 자신들의 종교를 재건했다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1948년 5월 14일에 2,000여 년 전의 옛 땅으로 돌아와 민족 국가를 수립한 민족이 있다. 바로 유대 민족이다. 그러면 유대 민족의 이 같은 불굴의 역사 배후에는 어떠한 정신적 요인들이 작용했는가?
 많은 유대인이 자신들을 불굴의 민족으로 이끌어 온 정신적 능력의 한 원천이 제칠일 안식일의 신앙이었다고 주장한다. 안식일 신앙이 아니었다면 박해와 치욕의 2,000년 동안에 유대 민족이 자신의 정체성과 도덕적 긍지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명한 유대인 문필가 아카드 하암(Achad Haam)은 안식일 신앙이 유대 민족의 역사에 끼친 위대한 능력을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안식일이 없었다면 유대 민족은 시련의 역사를 견디어 내지 못하고 끝내 생존의 무대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지난 2,000년 동안 유대인들이 극심한 박해 속에서 안식일을 지켜 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식일이 온갖 시련 속에서 유대 민족을 지켜 냈다고 말해야 한다. 만약에 안식일이 주말마다 유대인들의 영적 생명력을 소생시켜 주고 그들의 영혼을 회복시켜 주지 않았던들 그들은 멸시받으면서 노역에 종사해야 하는 평일들의 치욕스럽고 절망적인 경험들 때문에 끝내 타락하여 물질주의와 도덕적인 쇠퇴 및 지적인 쇠퇴의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을 것이다”(Sammuele Bacchiochi, <Divine Rest>, 오만규 역 <안식일의 역사와 신학>, 96).
 유대인들은 매주 노동에 종사하는 여섯 날의 끝에 맞이하는 주간의 일곱 번째 날인 안식일 하루를 새로운 생명력의 날로 경험했을 뿐 아니라 안식일을 보낸 직후의 3일은 지난 안식일의 기쁜 경험들을 추억하면서 살았고 나머지 3일은 다가오는 안식일에 대한 기쁜 기대로 살았다. 이렇게 안식일로 새 힘을 얻어 세상의 수고를 견디어 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안식일 후에 자신들 앞에 기다리는 산같이 쌓인 일들을 바라보면서도 결코 이일들 때문에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으며 주간의 노역을 통해 제아무리 야비한 수모를 겪더라도 자포자기하거나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 포로기의 유대 민족과 안식일
 유대 민족의 역사적인 시련은 서력 기원 1세기부터 시작된 2,000년의 기간에 국한되지 않았다. 진실로 유대 민족은 세계 역사상 그 어떤 민족보다도 시련을 많이 겪어야 했던 ‘고난의 민족’이었다. 서력 기원전 6세기에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유대 왕국이 멸망하고 그 백성들은 바빌로니아 땅에 포로 신세로 잡혀가 살아야 했던 70년의 역사도 유대 민족의 생존 자체를 위협했던 시련의 한 역사였다. 사실상 유대 민족이 기원후 2,000년에 걸친 시련의 역사를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기원전 6세기에 70년의 바벨론 포로 생활을 이겨 낸 역사적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BC 6세기에 유대 민족이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멸망될때도 유대 민족은 민족 국가의 멸망과 함께 민족 유산의 대부분을 상실하였다. 성전은 파괴되었고 이방 땅에 사로잡혀 왔으니 더 이상 제의적인 종교 전통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제의적인 종교 전통의 종말은 유대 민족의 종교와 정체성의 종말로 귀결될 수가 있었다. 이때는 서아시아의 민족들 대부분도 유대 민족과 동일하게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복속되는 운명을 겪었으며 그 결과 이 민족들은 끝내 주체적 민족으로 살아남지 못하고 역사에서 그 자취를 잃고 말았다. 그런데 유대 민족만은 주체적 민족으로 살아남아 포로로 잡혀간 지 70년 만에 고토로 돌아가 민족 공동체를 재건할 수 있었다. 그 능력이 어디에서 비롯했는가?
 유대 민족은 민족 국가가 멸망당하는 불더미 속에서 모든 것을 상실한 것이 아니었다. 외적의 군대가 파멸할 수 없는 영적인것들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비물질적이어서 육체적 폭력으로 파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그들에게 있었고,시간의 성전인 안식일이 있었으며, 유대인들이 성경과 안식일의 신앙을 영위해 나갈 사회적 토대로 유대인의 가정이 있었다. 유대인의 가정은 안식일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성전이었다. 유대 민족은 이방 민족의 군사적인 파괴력에 의해 물질적이고 공간적인 유산들을 모두 상실하는 재난을 겪으면서 오히려 자신들의 공동체적 운명을 인간이 파괴할 수 없는 영적이고 영원한 실체 위에 세울 수 있었다. 물체적인 제의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영적인 말씀이, 공간적인 성소를 대신하여 시간의 성소가 중심이 되는 신앙 공동체가 인류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것이다.안식일과 가정은 본래 인간이 타락하기 이전 시대인 에덴에서부터 기원한 신적인 제도로 에덴에서 쫓겨난 인류가 에덴적인 축복으로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매체였다. 그리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가 안식일과 가정을 토대 삼아 에덴동산의 삶을 부분적으로라도 재현할 수 있었듯이 바벨론 포로 기간의 유대 민족도 안식일과 가정이라는 두 성소를 토대 삼아 유대민족의 영적인 안녕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안식일은 이 밖에도 이방 땅에서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해야했던 유대 민족의 영적인 필요성 때문에 바빌론 포로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더 이상 성전 제단의 희생 제사를 통해 하나님의 선민으로서의 차별성을 나타낼 수 없게 된 유대인들이 안식일의 준수를 통해 자신들을 비유대인들과 구별하게된 것이었다. 즉 안식일이야말로 유대인들과 비유대인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계율이며 표징이 된 것이었다. 그리하여 바벨론 포로기의 예언자 에스겔은 하나님이 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거룩하게 하는 야훼 하나님이신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안식을 주어 그들과 하나님 사이에 표징을 삼게 하였다고 하나님을 대언하였다(에스겔 20장 12, 13, 16,
21, 24절; 22장 8절 참조).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킴으로써 그들을 둘러싼 이교 문화의 부패한 생활 방식들로부터 자신들을 지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바벨론 포로 기간에 특별히 강조된 안식일의 또 다른 기능은 축제일의 측면이었다. 바빌론 포로기 이전에 유대 민족의 대표적인 축제일은 3대 명절인 유월절, 맥추절, 장막절이었다. 그런데 추수기에 수확의 기쁨과 함께 즐기던 이 축제들이 바빌로니아 포로기에 유대 백성들이 토지와 단절된 삶을 강요받게 되면서 축제일의 성격을 대부분 상실하고 오히려 유대 민족의 영적 부흥을 위한 성일로 그 성격이 달라졌다. 그리고 3대 명절을 대신하여 안식일이 고난 속의 유대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저하된 심령에 생기를 불어넣는 기쁨의 잔칫날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은 “안식일의 광채와 기쁨이 우리의 슬픔과 시련을 경감시키고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주간의 평일들까지 아름답게 하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 바빌로니아 포로기에 유대인들이 매주 찾아오는 안식일의 축제를 통하여 지난 6일 동안의 질고와 치욕을 치료하고 새로운 생명력으로 자신들의 영혼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비록 그들에게 70년 후에 고국으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그들에게 그 기회를 이용할 영적인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불굴의 삶을 고무시키는 ‘안식일’
 역사적으로 안식일이 발휘하는 ‘불굴의 생명력’은 유대 민족에게만 제한된 하나님의 은사가 아니었다. 본래적으로 안식일은 민족의 구별을 넘어 온 인류 곧 모든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제정하신 축복의 제도이다(마가복음 2장 27절 참조). 그리하여 인종의 구별 없이 수많은 공동체와 개인들이 안식일이 끼치는 특별한 위로와 생명력에 힘입어 ‘불굴의 삶’을 영위해 낼 수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안식일의 제도는 성경을 통하여 그리스도교에 전해졌고 그리스도교를 통하여 온 세계에 안식일의 복음이 전파되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7일 주간 제도와 휴일제도는 제칠일 안식일을 정점으로 하여 구성되었던 구약 성경의 7일 제도에서 유래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안식일의 복음이 많은 사람에게 충분히 이해되지 못하여 그 축복은 대단히 피상적이거나 제한된 형편에 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내일의 희망을 잃고 수고와 염려 속에 피폐해 가는 영혼들이 늘어 가고 있다. 다음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려 하는 안식일의 복음이 삶에 지친 수많은 사람에게 새생명의 기운으로 경험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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